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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살며 사랑하며

아름다운 글

by 박충권 목사 2009. 9. 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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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사랑하며 / 김덕란 미루나무 위 비비 새는 오수를 즐기고 바람 닮은 풍향계가 어지럼을 타는 여름 한낮 햇살이 넘실대는 금빛 신작로에 분내 나는 여인들의 화려한 양산이 수를 놓는다 신호등을 사이에 두고 서로 엇갈리며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바쁘게 흘러가는 사람들 내 삶은 빈집을 지키는 고요처럼 적막하다 슬픔도 소진된 건조한 날 오후의 방문자 되어 찾아온 삶의 깨달음 수만 가지 색채 중에 내 색깔만을 고집하는 이기를 벗고 상록수의 푸름 안에 들라 한다 붉거나 화려한 욕심을 내려놓으라 한다 낮은 데로 흐르는 물처럼 작은 자들을 사랑하며 살라 한다 적은 건반으로 마음을 울리는 풍금같이 순간마다 새 물을 빚는 옹달샘같이 여여한 가슴으로 그렇게 한 세상 살다 가라 한다 살며 사랑하며

  
출처 : 내 영혼의 빛깔과 詩
글쓴이 : 은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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