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꽃 채송화 / 김덕란
참 곱기도 하지
알록달록 형형색색
새색시같이 어여쁜 채송화
낮게 핀 네게 자꾸 눈길이 머무는 건
어릴 적 내 친구
분이 엄마 생각 때문일 거야
종일토록
해 저물도록
꽃밭에 앉아
천진난만 아이처럼 자꾸 웃으며
꽃들과 이야기 나누던 분이 엄마는
꽃의 영혼을 닮았었나 봐
이제 내 나이 지천명 지나니 알 것 같다
살다 마음 흐트러질 때
채송화 키 작은 꽃밭에 앉아
헝클어진 가슴 말없이 삭이던 분이 엄마 속내
이제는 나도 알 것만 같다
꽃 닮아 착한 분이 엄마는
꽃 따라 꽃길로 여행 떠났대
하 시절 채송화 지고 또 피어
분이 엄마 꽃밭에도 가득할 텐데
채송화 가련한 저 꽃 빛은
꽃밭에 두고 간
분이 엄마 고무신처럼 처량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