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 노을에 물들며
by 박충권 목사 2009. 9. 19. 18:21
그 노을에 물들며 / 김덕란 저문다는 것은 쓸쓸하다 한나절 같이 놀던 동무들 다 불려 집으로 돌아간 뒤 해거름에 홀로 남은 아이처럼 세월에 굳어져 단단한 것이라 믿었던 모래성이 날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던 것임을 그때는 모르는 삶이라는 모순 한 호흡보다 짧은 여행 같은 인생 그 길 위의 저뭄은 더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는 초조함이다 어디로 저물어가는가 한철 피었다 지는 꽃처럼 다시는 피지 못할 내 인생의 봄날 더는 가고 싶지 않다 갈수록 깊어가는 주름과 허물어지는 세포 퇴행하는 뼈와 관절 마른 피부에 오롯이 앉은 슬픔 들 하루하루 퇴색되는 모습과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철학 어느 꽃 날 아침 영산홍 꽃 구름 속에서 나비 꿈을 꾸던 내가 다시 그 자리에 서도 이제는 이전의 내가 아니듯 하루해가 다해 제 집 찾아가는 석양 그 노을에 물들며 소풍에서 돌아오는 저녁 길에 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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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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