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詩 : 매헌
말간 가을 하늘
바라보며
동심에 젖으면
귓전에 스치는 부르는 소리 들린다
언덕길을 오르며
개망초, 물봉숭아,
작은 연못에 개구리
밥
물으면 가르쳐 주고
또
물으면 가르쳐 주던 내 마음속의 느티나무
행여나 하고 돌아보면
알싸한 그리움만
바람으로 남는다
치맛자락 놓칠새라 꼭 붙들고
헐떡이며 고갯마루 올라서면
아득하게 보이던 빨간 기와집
가을
햇살속에
생선가시 같은
무너진 돌담만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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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詩 : 매헌
하늘과 맞닿은 곳
달려가 그 품에
안기어 울고 싶은 곳
까마득한 기억 속으로
그리움을 노래하던
거기에
되살아나는 사랑이라는 추억 한 자락
있다
출렁이는 물결
그 푸르름 속으로 이어진 인연의 끄나풀
지금쯤 잊었나 했는데
어느새 마음속에 파도가 되어
일렁이는 그리움들
달려가 안기어 한없이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
화살처럼 날아와 내 가슴에 머무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빨갛게 물든 저녁노을
아직도 부끄러움에 물든 내 마음 같아
쪼그리고 앉은 무릎 사이로 얼굴을 감춘다
새벽이
오도록 입안에 맴돌다가
바람에 실어 전해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끝도 없이 이어진
수평선 따라
못다 한
이야기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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