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인의 노래 / 김혜경
삼십 년 내내 붇어다니던 그 가난이 오늘은 창밖에 걸려 있다 하루를 채우지 못한 밤은 길기만 한데 밝힌 등불 조차 허기지단다
안으로 안으로 속내 들어내며 문풍지 사이 들이밀던 바람에 싸늘히 식어버린 구들장 고요는 울고 가던 달과 함께 머물고 눈꺼풀이 풀려있어 갸우뚱거리는 고개 이기지 못하고 멈춰 선 시계
등허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던 가난 사람마저 떠나고 밑으로 밑으로 떨어지는 세월 하늘도 외 발로 떠돌고 이 자리 뉘 있어 나 쉴 자리 마련 할 건가
저 멀리 봄꽃 피는 소리 나 듣지 못했는데 이윽고 들려오는 해맑은 소리는 어느 장단 가락의 울림인가!
죽어야 사는 시절 죽지 못하고 사는 가슴 그 사이에 선 채로 돌이 되어도 한 점 눈물로 돌아와 다시 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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